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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일상일기/글로벌세계

[푸드테크 뜬다]⑦ "영양구조 분석해 짠맛 대체재 찾아…맛·건강 동시에 잡는다"

by 찬란원 2024.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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⑦ "영양구조 분석해 짠맛 대체재 찾아…맛·건강 동시에 잡는다"

[ 자료출처 : 다음 동아사이언스  박정연 기자2024. 7. 26. ]

 

김슬기(왼쪽)·김현지 잇마플 공동대표가 잇마플이 개발한 건강식을 소개하고 있다. 잇마플 제공

 

[편집자주] 삶의 질이 향상되고 소비자의 지식수준은 높아졌습니다. 여기에 인간 수명까지 늘어나면서 건강을 개선하고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개인 맞춤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자원 낭비는 줄이고 식품 폐기물을 최소화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먹거리 산업도 주목됩니다. 식품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생산하고 조리 및 외식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도 각광받습니다. 동아사이언스는 이 모든 것을 현실화하는 ‘푸드테크’를 유형별로 살펴보고 푸드테크의 현주소를 살펴보는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한국이 푸드테크 선진국으로 성장하기 위한 혜안을 모색해 봅니다.

 

“한국 사람들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 기준을 훨씬 뛰어넘는 다량의 나트륨을 섭취하고 있어 고혈압이나 비만에 걸릴 우려가 높습니다. 바쁜 현대인은 일상 속 건강 챙김에 자칫 소홀해지기 쉬워 식단관리 습관에 신경을 기울이지 못하곤 합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충분한 영양성분을 섭취할 수 있으면서도 맛있는 식단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김슬기·김현지 잇마플 공동대표는 최근 서울 강남구 잇마플 사옥에서 동아사이언스와 만나 “단순히 식품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식품 기반의 건강 관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식품의 맛과 건강 기준을 모두 충족시키기 위해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대표는 KAIST 사회적기업가 MBA 과정에서 만나 2017년 잇마플을 세웠다. 사명인 잇마플은 ‘먹는 것(Eats)이 나의(My) 기쁨(Pleasure)’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김슬기 대표는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신장 질환자 식사 관리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특화된 영양학적 구조를 가진 식품 서비스를 개발했다"면서 “잇마플의 서비스는 환자의 건강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형 영양 솔루션을 제공하며 영양 코칭과 추이 모니터링을 포함한 플랫폼을 통해 지속적인 관리를 돕는다”고 설명했다. 

잇마플이 개발한 다양한 건강식 제품.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건강식은 철저한 영양구조 성분 분석을 통해 만들어진다. 잇마플은 현재 일본이나 한국에 있는 식재료 데이터를 360만건 정도 보유하고 있으며 원물의 0.1g 단위까지 영양성분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임상영양사가 각 원물의 영양분 함량을 섬세하게 고려한 영양구조를 설계한다. 최종적으로는 고객 개개인의 건강 상태에 맞는 식단 제공이 가능하다. 건강식을 만드는 데는 이처럼 영양학적, 화학적 분석이 요구되는 만큼 잇마플의 임직원 중 3분의 1 이상이 영양구조 등을 분석하는 연구개발(R&D) 인력이다.

김슬기 대표는 “병원에선 식단을 짤 때 영양사가 환자에게 적합한지 여부를 확인하고 경험이 많은 전문 요리사(쉐프)가 레시피를 만드는 등 과정이 복잡하지만 잇마플은 빅데이터 기반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개발해 이 단계를 축소했다”면서 “수년 간 개발한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개인 영양 데이터에 따라 유동적으로 식단을 조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맛없다는 건강식의 편견을 없애기 위해 식품 개발 과정에선 영양사 및 쉐프들과 협력했다. 김현지 대표는 “짠맛을 줄인다는게 다른 맛을 다 절감시킨다는 얘기는 아니다”라며 “저염이라도 다양한 맛을 활용해 고객 입맛을 만족시키도록 노력하고 있다. 식초같이 신맛, 독특한 향을 가진 허브 또는 고소한 맛이 나는 성분을 첨가해 소스를 만드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짠맛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의 자극적인 맛을 내면서 나트륨 함량은 낮추는 전략이다. 김현지 대표는 "예를 들어 케첩 20g에 들어있는 나트륨은 소금 1g에 들어있는 나트륨과 동일하다"며 "소금 대신 케찹을 사용하면 나트륨은 줄이면서도 새콤하고 짭짤한 맛을 함께 챙길 수 있다"고 말했다.

잇마플이 개발한 건강식 도시락 제품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현재 환자를 위한 건강식에 주력하고 있는 잇마플은 단기적으로 일반인을 위한 건강식을 제공하는 데 적극 나설 계획이다. 김현지 대표는 "올해 하반기에는 서울에 거주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빠르게 근거리 배송을 할 수 있는 서비스의 구축을 완료할 것"이라며 "일상 속에서 간편하게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서비스를 더 많은 고객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주력 서비스인 환자식도 개선한다. 현재는 콩팥 질환자를 위해 염분, 단백질, 칼륨, 인 등을 조절한 도시락과 ‘요오드 조절식 프로그램’을 비롯해 저당 도시락, 당분 조절 완조리 식단 등을 제공 중이다. 김슬기 대표는 "신장질환, 암, 고혈압 등 다양한 질환에 대한 식단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각 질환의 진행 정도에 따라 적절한 식단을 제공하는 방안까지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고령친화식에서 식감과 섭취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제고할 계획이다. 노화나 질환으로 치아가 상해 잇몸으로 음식물을 먹어야 하거나, 음식물을 삼키는 것에 어려움
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식재료를 섭취하는 만족감을 제공할 수 있는 '푸드테크'를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다.

김현지(왼쪽)·김슬기 잇마플 공동대표가 인터뷰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김현지 대표는 "식재료 기술이 발전한 일본에선 영양구조를 챙기면서도 식재료의 '씹는 느낌'이나 외형까지 신경을 기울인다"며 "건강한 사람처럼 음식물을 씹어 섭취하는 것이 어려운 사람을 위해 예전에는 생선을 통째로 갈아줬다면 최근에는 생선의 영양구조를 그대로 구현한 생선 모양의 양갱 등을 만들어낸다"고 소개했다. 영양성분과 맛, 외형과 식감까지 챙기기 위해선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지만 몸이 불편한 사람들에게도 '먹는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다. 

김슬기 대표는 "영양구조부터 식재료의 다양한 측면, 개인의 건강상태나 기호까지 고려해야 하는 건강식은 앞으로 더 큰 발전을 이룰 것"이라며 "간편하면서도 만족감 있는 건강한 식단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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