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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세상

물만 줘도 5개월만에 4m로 '쑥'…비싼 목재 대체재, 한국서 자란다!

by 찬란원 2024.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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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 줘도 5개월만에 4m로 '쑥'…비싼 목재 대체재, 한국서 자란다!

[자료출처 ; 다음 머니투데이 정읍(전북)=박건희 기자2024. 8. 26.] 

 

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 '세계 3대 섬유작물' 케나프 국산 품종 개발
내년 '내병성·내염성' 강화한 신품종 선봬… '케나프 목재 플라스틱'으로 시장 진출

원자력연 첨단방사선연구소가 개발한 케나프 신품종. 셀룰로오스가 다량 함유된 신품종 '원청' (왼쪽), 생산성과 강도를 높인 신품종 '완대' (오른쪽). /사진=원자력연


"물만 잘 줘도 5개월 동안 4미터(m)까지 쭉쭉 자랍니다. 나무가 이만큼 자라려면 몇 년이나 걸리죠. 유럽연합(EU)이 벌채 규제법을 도입하면서 목재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견되는데, 국산 신품종 케나프가 가장 효율적인 대체재가 될 겁니다."

류재혁 한국원자력연구원(이하 원자력연) 첨단방사선연구소 방사선육종연구실 책임연구원이 22일 연구소 뒤편에 넓게 펼쳐진 케나프 재배지를 소개하며 이처럼 말했다. 약 6600제곱미터(㎡) 너비의 밭에 일반 성인의 키를 훌쩍 넘길 만큼 높게 자란 케나프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케나프(학명 Hibiscus cannabinus L.)는 한 해를 사는 초본식물이다. 초본식물은 잔디, 쑥 등 일반적으로 '풀'이라 부르는 대부분의 식물을 지칭한다. 수확한 케나프를 발효시켜 섬유를 얻을 수 있는데, 이렇게 만든 섬유는 매우 질기고 튼튼해 펄프, 기능성 벽지, 건축용 보드. 기능성 의류 등의 소재로 사용할 수 있다. 케나프가 세계 3대 섬유작물의 하나로 불리는 이유다.

류 책임연구원은 "목재처럼 벌채하는 과정이 없기 때문에 산림을 파괴하지 않으면서도, 이산화탄소 흡수율은 삼나무의 7배에 이를 정도로 높다"고 설명했다. 이런 특성 때문에 값비싼 목재를 대체할 미래 유망자원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국산 케나프'가 등장한 건 불과 10여년 전이다. 아프리카가 원산지인 케나프를 2013년, 원자력연이 방사선 돌연변이 기술을 통해 국내 기후환경에서도 자랄 수 있도록 개량했다. 그렇게 탄생한 게 첫 국산 케나프 품종 '장대'다.

케나프 원품종(진주)과 원자력연이 개발한 신품종 장대의 모습을 비교한 사진 /사진=원자력연


류 책임연구원은 "이후 생산성과 기능을 높여가며 '완대', '원백', '원청', '적봉' 등 케나프 신품종을 차례대로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중 원자력연이 이미 품종보호권을 보유한 품종이 완대와 적봉 등이다. 완대는 생산성을 크게 늘린 품종으로 한 번에 많은 양의 케나프를 수확할 수 있다. 적봉은 항산화 효능을 가진 안토시아닌이 대량 함유돼 있다. 향후 기능성 섬유, 화장품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품종보호권 출원을 앞두고 있는 신품종은 '원청'. '원강' '원백' 등이다. 이 중에서도 특히 병원균이나 바이러스에 강해 거의 병에 걸리지 않는 '원백'이 2025년 신품종으로 정식 등록될 예정이다. 원백은 기후 변화로 인해 높아진 토양 내 염분도 잘 견디는 내염성도 갖췄다. 류 책임연구원은 "현재 화옹간척지 등 전국 3개 간척지에서 실증 재배 중"이라고 말했다.

 

 

첨단방사선연구소 뒷편에서 재배중인 케나프를 보여주는 류재혁 책임연구원 /사진=박건희 기자
이렇게 수확한 케나프에 전자선(전자의 흐름이 균일한 방사선의 일종)을 쬐면 목재플라스틱복합재(WPC) 등 친환경 바이오 소재로 개발할 수 있다. 첨단방사선연구소는 지난해 케나프를 목재플라스틱 제품에 활용할 수 있는 제조 기술을 개발해 특허 출원했다. 도일에코텍, 더자연 등 중소기업과 손잡고 케나프 기반 목재플라스틱의 대량생산 가능성을 실증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계란난좌, 칫솔케이스, 전선방호관 등 시제품이 제작돼 공인 시험까지 마쳤다는 설명이다.
 

류 책임연구원은 "향후 더 다양한 케나프 품종을 개발해 고기능성 의료용 신소재, 화장품, 마스크팩, 기저귀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할 것"이라며 또 다른 원자력연 출범 연구소기업의 탄생을 예고했다. 연구소기업은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일회성 기술 이전에 그치지 않고 기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며 신기술을 접목한 제품을 내놓는 형태의 합작회사를 말한다.

정병엽 첨단방사선연구소장은 "첨단 방사선 기술로 앞으로도 친환경 제조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폭염에도 ‘쑥쑥’ 친환경 팔방미인 ‘케나프’를 아세요?[르포]

[ 자료출처 : 다음 이데일리 강민구2024. 8. 26. ]

원자력연, 방사선 쏴서 국산 신품종 케나프 개발
친환경 데크 등 고부가 바이오산업소재로 활용
삼나무 7배 CO2 흡수···강도 높고 10~15% 가벼워

[전라북도 정읍=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여기가 케나프를 재배하고 있는 곳입니다.”

지난 22일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정읍 분원) 방사선육종연구센터 옆 노지(하우스나 시설재배를 하지 않는 방식)에 다가가자 작게는 수십cm, 크게는 3m 50cm까지 자란 식물(케나프)들이 눈에 훤히 들어왔다. 최고 33도까지 기록한 폭염에서도 잘 자라는 모습이었다.

센터 내부에서는 원자력연이 그동안 개발한 다양한 품종의 케나프 품종들도 전시돼 있었다. 시료를 직접 만져보자 나뭇가지처럼 가벼운 느낌이 들었고, 가운데 부분은 마치 젤리처럼 부드러웠다.

류재혁 첨단방사선연구소 박사는 “케나프는 온도가 15도 이상돼야 하기 때문에 5월 이후에 심어서 10월말에 5m까지 키운 뒤 수확한다”며 “아프리카산 원품종은 심으면 우리나라에서 다 쓰러지기 때문에 지난 5년간 병충해를 극복해가며 최적의 품종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류재혁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가 케나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케나프는 아프리카 원산의 1년생 나무줄기가 없는 초본식물이다. 크기가 3~5m까지 자라 긴 섬유를 대량으로 만들 수 있어 기능성 벽지, 기능성 의류, 매트, 기름 흡착제, 숯, 사료, 연료 등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다. 생장이 빠르고, 삼나무의 7배 이산화탄소를 잘 흡수해 탄소 중립에도 중요한 식물이다.

앞서 우리나라는 지난 1960년대에 가마니를 제작하기 위해 케나프를 수입해 재배했지만, 아열대나 열대 기후에서만 꽃이 피는 품종 특성상 국내에서 씨앗을 수확하는 게 불가능해 재배를 계속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 원자력연이 케나프 육종 연구를 시작하면서 우리나라 맞춤형 품종들이 연이어 개발됐다.

원자력연은 감마선을 쏴서 국내 최초로 케나프 신품종 ‘장대’를 개발하고 지난 2013년 품종보호권을 획득했다. 이후 생산성과 기능성을 더 높인 신품종 ‘완대’, ‘원백’, ‘원청’, ‘적봉’을 차례대로 개발했다.

케나프는 섬유로 쓰거나 가루로 만든뒤 가공해 나무용 데크, 계란판, 아기용 기저귀 등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다.(자료=한국원자력연구원)

 

‘장대’는 국내 기후 환경에서도 씨앗 수확을 가능하게 한 신품종이다. ‘완대’는 생산성을 크게 증대시킨 품종으로, 많은 양의 케나프를 수확할 수 있다. ‘원백’과 ‘원청’은 염분이 많은 간척지에서도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해안가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도 흡수할 수 있다. 항산화 효능을 가진 안토시아닌이 대량 함유된 ‘적봉’은 고기능성 섬유, 화장품, 항균 제품으로 개발할 수도 있다.

케나프를 가루로 만든 뒤 가공하면 목재플라스틱복합재와 같은 친환경 바이오 소재도 개발할 수 있다. 원자력연은 케나프가 포함된 목재복합재 제조용 조성물 기술을 개발한뒤 기존 화학 소재 대비 10~15% 가볍고 튼튼한 데크나 친환경 계란판을 만들 수 있는 기술력도 검증했다. 경기도 화성에 있는 도일에코텍과 충남 당진의 더자연에서 각각 목재 데크 대량생산과 계란판으로 쓰기 위한 실증을 마쳤다.

 

류재혁 박사는 “우리나라 데크의 40%를 생산하는 기업에서 기술을 검증했기 때문에 앞으로 원료 공급망과 수급만 이뤄지면 국립공원 등산로나 개인주택 발코니에 쓸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강도는 일반 목재하고 똑같지만 가볍기 때문에 나무를 잘라내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유용한 자원”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원료 수급을 위해 재배 농가가 늘어나야 하고, 유통망도 확보해야 하는 것은 과제다. 원자력연은 전북도와 충남 당진군 소재 농업법인, 유통기업과 협력해 관련 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힘쓸 계획이다. 정병엽 첨단방사선연구소장은 “첨단 방사선 기술로 친환경 제조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해 국가 탄소중립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케나프를 이용한 데크 시제품.(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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