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 : 2013.6.5 퍼온글]
전남농업기술원, 연중 생산 성공
식용·사료로 쓰여 소득증대 기대
‘메뚜기도 유월이 한철이다’라는 속담이 있다. 초여름 부화한 메뚜기가 제때를 만난 듯 논두렁을 날뛰고 다니는 모습에 빗대 사람이나 생물의 전성기가 짧음을 풍자하는 말이다. 그런데 이 속담의 풀이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메뚜기를 사시사철 생산하는 기술이 개발됐기 때문이다.
전남농업기술원 곤충잠업연구소는 3일 식용, 약용, 사료 등으로 널리 쓰이는 벼메뚜기를 연중 사육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벼메뚜기는 예부터 ‘책맹’이라는 생약명으로 감기·백일해·진해·파상풍 등을 다스리는 한약재로 쓰였고, 허약체질 개선이나 수술과 산후 조리 등의 민간요법에도 활용됐다. 동남아에서는 건강 증진이나 안줏감으로 식용하고 있고, 최근에는 조류나 파충류 따위 애완동물을 기르는 고단백 사료로 쓰임새가 넓어졌다. 이 때문에 가을에 채집해 건조한 벼메뚜기는 한약재로는 300g에 5만원, 사료용으로는 85g에
1만2000원 등 고가에 팔리고 있다.
하지만 벼메뚜기는 자연환경에서 한해 한번 발생해, 9~10월에 알을 낳고 땅속에서 월동한 뒤 이듬해 5~6월에 부화하기 때문에 대량으로 사육하기가 어려웠다.
곤충잠업연구소는 벼메뚜기를 소득작목으로 개발하기 위해 암컷이 한해 250여개씩 낳는 알을 성숙시키고 저온에 저장하는 기술, 온도 28도 안팎인 인공부화의 조건 등을 연구했다.
이 연구로 지난해 11월 초와 지난 3월 말 수백마리씩을 부화시켰고, 5월 말에는 두 달 만에 성충으로 키워 산란에 성공했다.
강성주 연구사는 “알을 저장해 뒀다가 언제든 부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사시사철 생산이 가능해졌다. 앞으로 기능성 물질 탐색과 농가 실증생산 등을 아울러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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