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출처 : 매일경제 기사 2023. 6. 11. ]
- 기후변화로 여름철 보양식 농수산물 생산 차질
- 농가는 이상기온·폭우·태풍 등으로 타격 입어
- 외래병해충 유입에 도심까지 몸살 입는 중
기후변화의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인 것이 여름철 무더위에 보양식 재료로 즐겨 찾는 인삼과 장어, 전복이다.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는 인삼은 기온이 30도 이상이 되면 성장이 멈춘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폭염이 오면 인삼 지상부가 고사하는 등 피해가 크다”며 “인삼 농가들은 매해 여름 해가림 차단막을 덧씌우는 등 최대한 피해를 막으려고 애를 쓰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온실가스 감축 없이 현재처럼 온실가스가 배출될 경우를 가정해 인삼 재배 적합지 변화를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2010년대에는 인삼 재배에 적합한 기후를 가진 면적이 67.8%에 달했지만 2030년대에 60.5%, 2090년대에는 4.6%까지 급감한다. 이는 산간 지역을 포함한 전 국토를 대상으로 분석한 것으로, 분석 대상을 경작지로만 한정할 경우 재배 적합지 비율은 2010년대 66.5%에서 2030년대 28.8%, 2060년대 14.5%로 감소폭이 더 크다.
원기 회복의 대명사로 알려진 뱀장어는 온난화에 의한 수온 상승과 해류 변화 등으로 치어 산란과 부화가 어려워 사라지는 추세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2020년산 실뱀장어(뱀장어 치어) 입식량은 14.2t이었으나 2021년산 입식량은 9.4t으로 34% 줄어들었다.
뱀장어는 인공 부화가 어려워 바다에서 강으로 돌아오는 치어를 잡아서 양식을 하는데 입식량은 양식장으로 옮겨와 키우기 시작한 치어량을 의미한다. 입식량이 감소하면 자연스레 뱀장어 출하도 줄게 되는 구조다. 2022년에는 11t으로 소폭 증가했으나 예년 수준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라다.
전복 역시 고수온에 취약해 기후변화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측된다. 지구온난화로 여름철 온도가 계속 상승하면 전복이 집단 폐사하게 되고 양식전복의 먹이인 미역 작황도 크게 악화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관계자는 “양식 해조류 가운데서도 미역을 비롯해 김, 다시마 등 겨울철에 자라는 해조류가 온난화에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출하되는 전복의 크기도 기후변화 영향으로 작아지고 있다는 게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설명이다. kg당 8마리 이하 전복이나 kg당 9~11마리 전복의 경우 2021년 각각 1216t, 3231t 생산됐지만 2022년에는 544t과 2418t으로 급감했다.
문제는 올여름 엘니뇨가 3년 만에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평년보다 더 덥고 비가 많이 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해보다 더 규모의 태풍과 폭우 등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태평양 엘니뇨·라니냐 감시구역 해수면 온도가 지난달부터 급격하게 오르고 있다. 엘니뇨는 감시구역 해수면 온도가 3개월 이동 평균으로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황이 5개월 넘게 이어지는 현상이다.
올 여름 기후에 대해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 폭염연구센터 교수는 “6월에는 장마 시작 전 지역적 폭염이 나타날 수 있고, 7월에는 엘니뇨의 영향으로 강수가 많은 날이나 열대야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며, 8월에는 폭염 일수가 증가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으로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예측되고 한반도 폭염일수도 평년보다 비슷하거나 많은 수준일 것 같다”고 전망했다.
최근 2~3년 사이 개체 수가 급증한 외래병해충도 농작물에 피해를 주고 있다. 미국선녀벌레는 줄기와 잎에 달라붙어 즙을 빨아 먹고 끈적한 물질을 배출하고, 매미나방도 애벌레가 잎을 갉아 먹는다. 산림청 조사에서 매미나방의 전국 발생 면적은 2021년 5891만㎡로 축구장 8250개 규모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곤충 이상 출현 현상이 기후 변화와 기온 상승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변온동물인 곤충은 기온이 올라가면 체온도 같이 올라 부화 등 생장 속도에 영향을 받는데, 이른 더위로 유충의 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성충의 활동도 활발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5월에는 유난히 벌레와 해충이 많이 등장했는데, 지난달 16일 서울의 한낮 기온은 31.2도로 평년 최고기온(23.2도)을 넘어섰으며 같은 날 강원도 동해안 일부 지역은 역대 5월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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