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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 2012.2.21 기사 퍼온글]
네덜란드 연구팀, 소 줄기세포로 인조 쇠고기 만들어
전기자극 이용 쫄깃하게, 마블링도 곧 만들 예정… 10년 안에 상용화 가능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대 연구팀은 최근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연례 학술대회에서 소의 줄기세포를 배양해 쇠고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이 만든 쇠고기는 콩 단백질로 만든 '대체 육류'와는 달리, 진짜 동물 단백질로 이뤄져 있다.
연구진은 먼저 다 자란 소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했다. 이를 배양 접시에서 키우면서 적절한 조건을 줘 근육세포로 만들었다. 줄기세포는 생명체의 모든 종류 세포로 자라나는 원시세포다. 줄기세포는 조건에 따라 근육세포나 뼈세포, 지방세포 등 다양한 세포로 자라난다. 다음엔 식물성 단백질과 영양소를 주입해 근육세포를 고깃덩어리로 키운다. 소가 풀을 뜯고 살집이 붙는 과정을 모방한 것이다. 이렇게 하면 현재 소 한 마리로는 햄버거 100개를 만들 수 있지만, 앞으로는 햄버거 1억개를 만들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농장에서는 좋은 육질을 위해 소를 적당히 운동시킨다. 실험실에서도 같은 과정을 밟았다. 진짜 고기 같은 질감을 살리고 더 많은 단백질을 생성하기 위해 근육세포에 전기 자극을 줬다. 전기 자극을 받으면 세포가 수축하면서 더 쫄깃해진다. 지방 줄기세포도 별도로 배양해 근육세포에 섞을 예정이다. 지방세포가 근육에 골고루 퍼져 있는 쇠고기의 마블링을 만드는 것이다.
현재 실험실 고기는 길이 3㎝, 너비 1.5㎝, 두께 0.5㎜까지 자랐다. 피가 포함되지 않아 붉은색이 아닌 노란 빛이 감도는 핑크색인데, 연구팀은 겉모양도 진짜 고기와 비슷하게 개선 중이다. 이 고기를 실험실에서 더 키운 후, 여러 겹을 겹쳐 오는 10월쯤 햄버거용 패티를 만들 계획이다. 이 인조 고기 생산에는 연구비 약 20만파운드(약 3억5700만원)가 들었다.
이 연구를 주도하는 마크 포스트 박사는 영국 가디언지 인터뷰에서 "미슐랭 가이드로부터 별 3개를 받은 유명 주방장 헤스턴 블루멘털에게 요리를 부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소의 사육 두수(頭數)를 줄이기를 바라는 한 개인 독지가의 지원으로 6년 전부터 시작됐다. 가축의 방귀나 트림에 섞인 메탄가스는 전체 온실가스의 15~24%에 이른다고 한다. 연구진은 자연 상태에서 소·돼지가 풀과 곡류를 섭취해 만든 영양소를 단백질로 전환하는 효율은 15%에 불과한데, 실험실에서는 이를 50%까지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살하는 동물을 줄일 수 있어 동물보호주의자와 채식주의자들도 실험실 고기에 대해 우호적이다. 연구진은 10년 뒤쯤 실험실 배양 고기가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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