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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일상일기/난세상

시니어타운과 청춘

by 찬란원 2019.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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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니어타운과 청춘

[ 자료출처 : 차길진의 갓모닝 -일간스포츠 ]

 

 

요즘 시니어타운이 인기라고 한다. 주변에도 자식들과 떨어져 시니어타운에 입주하는 분들이 늘고 있다.

노인을 위한 종합복지센터라고나 할까. 노인을 위한 맞춤형 스포츠·음식·오락 프로그램·문화 프로그램·운동 시설 등이 두루 잘 갖춰져 있어 생활하기가 편하다고 한다.
얼마 전 나의 지인도 고급 시니어타운에 입주했다.

매일 자식 눈치만 보다가 시니어타운에 들어가자 자유를 만끽하는 기분이었다고 한다.

비슷한 연령대의 친구들도 많아 매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웃고 떠들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언제부턴가 방 밖으로는 잘 나가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지인은 노인을 위한 천국인 건 분명한데, 왠지 모를 외로움이 느껴졌다고 했다.

 “자식과 싸우던 시절이 그립습니다”라고 내게 속내를 털어놓으며 한숨을 쉬었다.

 “살기는 편한데, 문을 열면 나 같은 노인들밖에 없으니 더 빨리 늙는 기분입니다”라고 말했다.
그 얘기를 듣자 한 강연자가 해 준 얘기가 떠올랐다.

4년 전 일이다. 강연자는 부인과 함께 대형 마트에 갔다가, 우연히 애견센터에 있는 골든 리트리버를 보았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강아지였지만, 집에 이미 나이가 많은, 인간 나이로 70세에 가까운 시추가 있어서 입양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그렇게 7개월이 지났을까.

그는 부인과 대형 마트에 또 가게 되었다. 혹시 그때 봤던 골든 리트리버가 있을까 싶어 애견센터를 찾아갔더니 이제는 제법 성견이 되어 있었다.

7개월 동안 아무도 골든 리트리버를 데려가지 않았던 것이다. 애견센터 측은 답답했는지 골든 리트리버를 훈련시키는 영상까지 만들어 입양을 홍보하고 있었다.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반려견을 유난히 좋아하는 그의 부인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여보, 애견센터에서 성견이 된 개가 팔리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 줄 아세요?” 그가 “어떻게 되는데?” 물었더니 부인은 금방이라도 울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식당으로 팔려 가는 경우도 있대요.” 그 말에 차 안 분위기는 무거워졌다.
하지만 늙은 시추 생각을 하면 입양 결정이 쉽지 않았다. 골든 리트리버와 나이 차이가 너무 많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퇴근해서 집으로 돌아왔더니 애견센터에서 봤던 골든 리트리버가 현관 앞에서 강연자를 반겨 주는 게 아닌가. 

그의 부인은 미소를 지으며 “제가 데려왔어요.

우리 잘 키워 봐요”라고 했다. 강연자는 아내가 얼마나 반려견을 사랑하는지 잘 알고 있었기에 입양을 승낙할 수밖에 없었다.
골든 리트리버가 들어온 뒤, 큰 변화가 생겼다고 한다.

우선 집안에 활기가 넘쳤다.

늙은 시추가 젊은 골든 리트리버와 함께 놀다 보니 건강해졌다.

가족들의 삶도 달라졌다. 항상 일 때문에 피곤했던 강연자도 골든 리트리버의 배변 활동 때문에 아침 일찍 일어나 산책하면서 잃어버린 생기를 되찾았다.

처음에 그는 골든 리트리버를 애견센터에서 ‘구했다’고 생각했지만, 4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 보니 그 골든 리트리버가 강연자의 가족을 ‘구했음’을 깨달았다. 

문득 시니어타운에도 청춘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인끼리 있으면 처음에는 편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시간이 정체되면서 활력이 없어진다. 강연자가 입양한 골든 리트리버처럼, 젊은 청춘의 에너지는 자신과 주변을 활동적으로 변화시킨다.

노인에게 청춘을 느낄 수 있게 다양한 문화·복지 프로그램을 만든다면, 시니어타운의 삶도 한 차원 더 즐겁고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

노인과 청춘이 웃으며 서로 도울 수 있는 2019년이 되길 바란다. 
 
(hooam.com/ 인터넷신문 whoim.kr) 

 

[시니어타운]

 

 

 

 

 

 

[골든 리트리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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